얼마 전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한 사이트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해달바람비’였습니다.
처음에는 귀농이나 귀촌, 시골생활 이야기를 올리는 작은 개인 사이트인 줄 알았습니다.
검색 결과 몇 개만 봤다면 저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이트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왼쪽에 있는 ‘보관함’을 열어봤을 때 2014년부터 글이 쭉 올라와 있었습니다.
하나씩 세어보니 글이 2,000개가 넘었습니다.
2014년에 쓴 글도 아직 그대로 열렸습니다.
시골길 이야기도 있었고, 집과 마당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차를 직접 고친 기록도 있었습니다. 오래된 봉고 프론티어 이야기도 보였고, ‘신작로’라는 말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런 글들을 하나씩 읽다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검색할 때는 거의 보이지 않던 사이트 안에 한 사람이 오랫동안 살아온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오래된 개인 블로그 하나를 찾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살펴보니 더 오래된 흔적도 나왔습니다.
‘雲影-구름그림자’라는 이름도 보였고, 예전에 사용했던 도메인도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사이트가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냥 정보를 모아놓은 사이트는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 차곡차곡 남아 있는 기록,
한 시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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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
검색되지 않는 인터넷에 대하여
작은 사이트 하나를 들여다보다가 생각하게 된 것
그런데 이상한 일이 하나 있었다
Google에서
site:ib612.com
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결과가 너무 적었습니다.
메인페이지 포함 3개.
실제 사이트에는 2,000개가 넘는 글이 있는데, Google에서는 몇 개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특정 연도를 넣어서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오래된 글에 들어 있는 단어를 그대로 검색해 봐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검색을 잘못한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Bing에서도 같은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bing에서는 검색결과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때 조금 멍해졌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인터넷이라고 생각했던 건 대체 뭐였을까?”
"구글神이라고 믿고 구글에서만 검색하던 습관이 문제였을까?"
우리는 검색 결과를 인터넷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쓰다 보면 보통 이렇게 합니다.
- 궁금한 게 생깁니다.
- 검색창에 적습니다.
- 검색 결과가 나옵니다.
- 그걸 읽습니다.
너무 익숙한 일이라 별다른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검색해서 나오지 않으면
‘없는 정보인가 보다.’
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를 보면서
인터넷에 있는 것과 검색되는 것은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어떤 글은 인터넷에 분명히 올라와 있습니다.
주소를 직접 입력하면 열립니다.
몇 년 전부터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누군가 직접 쓴 글입니다.
그런데 검색 결과에서는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검색엔진을 쓰느냐에 따라서 나오는 글도 달랐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검색해서 보는 인터넷은 인터넷 전체가 아니었습니다.
검색엔진이 찾아서 보여주는 인터넷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 둘 사이에는 정말 많은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사실이 왜 중요한가
이건 그저 검색엔진의 기술적인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어떤 것이 남고, 어떤 것이 사라지는지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개인 홈페이지를 하나 생각해 봅니다.
20년 동안 꾸준히 글을 쓴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날은 농사 이야기를 쓰고,
어떤 날은 자동차가 고장 난 이야기를 씁니다.
부모님 이야기를 쓰는 날도 있고,
자기가 늙어가는 걸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적는 날도 있습니다.
검색엔진에 잘 나오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조회수를 올리려고 쓴 글도 아닙니다.
그냥 자기가 살아온 일을 하나씩 적어둔 것입니다.
그런 글들이 검색 결과 위쪽에 잘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찾지 못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그런 사이트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어느 날 사이트 주인이 글쓰기를 그만둡니다.
몇 년이 지나면 도메인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이 10년 동안 남겨둔 글도 같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그 기록을 볼 수 없게 된 뒤에도, 우리는 그것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모를 겁니다.
처음부터 검색해서 찾을 수 없었던 글이니까요.
그리고 여기서 AI라는 새로운 문제가 등장한다
최근 인터넷에서 크게 달라진 것 중 하나가 AI 검색입니다.
예전에는 검색을 하면 여러 사이트가 나왔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사이트에 들어가 글을 읽었습니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은 그만큼 방문자를 얻었습니다.
광고를 붙일 수도 있었고, 구독자를 얻을 수도 있었습니다.
물건을 팔기도 했고, 그냥 자기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웹은 대체로 이런 식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AI 검색에서는 조금 달라집니다.
질문을 합니다.
AI가 여러 자료를 찾아서 읽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모아서 답을 만들어 줍니다.
사용자는 원하는 답을 바로 얻습니다.
그런데 원래 글을 쓴 사람의 사이트까지 찾아갈 필요는 없어집니다.
그 글이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모른 채 답만 읽고 끝날 수도 있습니다.
이게 AI 검색 시대에 생각해 볼 문제 중 하나입니다.
정보는 계속 읽히는데, 정작 그 정보를 만든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돌아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구조다
한 사람이 20년 동안 시골에서 살았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동안 2,000편의 글을 썼습니다.
그 글 안에는 책에서도 찾기 어려운 이야기가 있을 겁니다.
실제로 살아본 사람만 아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지역에서 살아보니 어떤지,
계절이 바뀔 때 집과 마당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오래된 집을 고치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농촌에서 차를 직접 관리하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부모님을 모시면서 겪은 현실적인 일도 있을 겁니다.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적혀 있을 겁니다.
이런 이야기는 AI가 그냥 만들어낼 수 있는 지식과는 다릅니다.
누군가 직접 살아야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AI가 그 글들을 읽고 짧은 답으로 정리해 줍니다.
사용자는 답을 얻습니다.
원래 글이 올라와 있던 사이트까지 찾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야 할까요?
생각해봐야 할 문제 입니다.
그래서 Google도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최근 Google이 약 100개의 디지털 퍼블리셔를 대상으로 AI 검색에 콘텐츠가 사용되는 것에 대해 보상하는 파일럿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쉽게 말해서 AI가 웹사이트의 글을 읽고 답변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면, 그 글이 기여한 만큼 돈을 지급하겠다는 것입니다.
뭔가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기존 검색에서는 Google이 사이트로 사람을 보내주는 것이 일종의 보상이었습니다.
- 검색 결과를 보고 사람들이 사이트에 들어왔습니다.
- 광고를 보기도 했고, 다른 글을 읽기도 했습니다.
- 구독을 하거나 물건을 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AI 검색에서는 이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
- 질문을 하면 AI가 여러 자료를 읽고 답변을 만들어 줍니다.
- 굳이 원문 사이트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 사이트를 찾아오는 사람 자체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보상 방식을 시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돈이 얼마나 되느냐입니다.
보도된 기사를 보면 큰 퍼블리셔는 꽤 많은 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예: 레딧_수백만불))
반면 작은 사이트에서는 몇 달 동안 받은 돈이 아주 적은(1000불 미만)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결국 또 다른 수익 배분 방식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누가 콘텐츠의 가치를 정하는 것일까요?
AI가 어떤 글을 많이 참고했다고 해서 그 글의 가치도 그만큼 큰 것일까요?
AI의 답변을 만드는 데 그 글이 얼마나 필요했는지는 누가 판단할까요?
그리고 아주 작은 개인 사이트에 있는 글은 누가 찾아보고 그 가치를 알아줄까요?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닐지도 모른다
저는 여기서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이 계속 무언가를 만들려면 이유가 필요합니다.
- 돈일 수도 있습니다.
- 명성일 수도 있습니다.
- 사람들의 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플랫폼이 이런 연결을 하나씩 약하게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 블로거가 글을 씁니다.
- 검색엔진이 가져갑니다.
- AI가 읽습니다.
- 사용자는 AI에게서 답을 얻습니다.
- 그런데 원래 글을 쓴 사람의 사이트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유튜버도 비슷합니다.
- 영상을 만듭니다.
-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누구에게 보여줄지 정합니다.
- 조회수가 줄어듭니다.
- 몇 년 동안 영상을 만들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영상을 올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사람이 왜 그만뒀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어느 날부터 새 영상이 올라오지 않을 뿐입니다.
이런 일이 인터넷 곳곳에서 계속되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이 직접 만든 원본 콘텐츠가 조금씩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아니, 벌써 줄어들고 있고,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것은 AI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아이러니한 부분입니다.
AI는 결국 사람이 만든 콘텐츠를 필요로 합니다.
- 새로운 연구가 필요합니다.
- 새로운 경험이 필요합니다.
- 새로운 뉴스가 필요합니다.
- 새로운 현장 기록도 필요합니다.
- 사람이 직접 살아보고 기록한 새로운 정보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AI가 기존 콘텐츠를 너무 쉽게 가져다 쓰면서 사람들이 새로운 글이나 영상을 만들 이유를 잃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AI가 의존하는 정보의 바탕 자체가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정보를 너무 효율적으로 소비하다가, 정작 새로운 정보가 만들어지는 것까지 막아버리게 됩니다.
물론 아직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것이지만,
그래도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은 사이트 하나가 중요해졌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검색 결과 몇 개.
오래된 블로그 하나.
그런데 사이트 안으로 들어가 보니 2,000개가 넘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 있었습니다.
- 젊었을 때의 생각.
- 시골로 들어가게 된 과정.
- 집과 땅.
- 차량.
- 농사.
- 계절.
- 이웃.
- 가족.
-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걱정.
- 그리고 돌봄에 관한 이야기까지 있었습니다.
검색엔진이 몇 개의 결과만 보여준다고 해서,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까지 몇 개의 결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이 사이트를 보면서 그 생각이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너무 쉽게 “없는 것”을 만들어낸다
검색되지 않으면 없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조회수가 없으면 가치가 없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구독자가 적으면 영향력이 없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조금만 오래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조회수는 적지만 중요한 글이 있습니다.
검색되지 않지만 오래 남아 있는 기록도 있습니다.
구독자는 적어도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채널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찾지 않는 개인 홈페이지에,
그 사람만이 남길 수 있는 이야기가 쌓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글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가끔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서 내려와 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 페이지도 보고, 세 번째 페이지도 봅니다.
오래된 보관함도 열어봅니다.
사이트 안에 남아 있는 오래된 링크를 따라가 보기도 합니다.
다른 검색엔진에서도 찾아봅니다.
이렇게 조금 다르게 찾아보면,
검색 결과가 인터넷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도 어쩌면 비슷하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사람들은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합니다.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더 싸게.
더 많이.
AI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사람의 일을 훨씬 빠르고 쉽게 만들어 줄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부정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런데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그 혜택이 모두에게 똑같이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은 새로운 능력을 만들어 줍니다.
그 능력으로 만들어진 돈과 기회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이런 일은 계속 있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그 기술을 가진 사람에게 돈과 권력이 더 많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시대의 질서는 오랫동안 이어집니다.
어떤 질서는 생각보다 빨리 바뀝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더 이상 지금의 방식으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새로운 질서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지금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도 어쩌면 그런 과정일지 모른다
- Google.
- YouTube.
- AI 기업.
- 대형 커뮤니티.
- 개인 블로그.
- 독립 언론.
- 유튜버.
- 개인 창작자.
모두 같은 인터넷을 쓰고 있지만, 생각하는 것은 서로 다릅니다.
플랫폼은 더 효율적인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사용자는 더 편하게 쓰고 싶어 합니다.
AI는 좋은 데이터를 많이 필요로 합니다.
광고주는 많은 사람에게 광고를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창작자는 자신이 만든 콘텐츠로 계속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용자는 좋은 정보를 얻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AI가 등장하면서 서로 부딪히는 지점도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진짜 경쟁은 AI 모델 사이에서만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 어떤 AI가 가장 똑똑한가.
- 어떤 회사가 가장 큰 모델을 가지고 있는가.
물론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더 근본적인 경쟁은 어쩌면 다른 곳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이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터넷을 누가 만들어가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AI가 아무리 좋아도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경험을 기록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연구자가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작가가 글을 쓰지 않는다면,
새로운 유튜버가 영상을 만들지 않는다면,
새로운 농부가 자신이 겪은 일을 기록하지 않는다면,
AI가 새로 읽을 정보도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AI 시대에는 AI가 만든 정보보다,
사람이 직접 살아보고 새로 남긴 경험이 더 중요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작은 사이트 하나를 가볍게 보지 말자
어쩌면 우리가 검색 결과에서 보지 못하는 곳에
다음 시대에 필요한 지식이 쌓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10년 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글이
오늘은 조회수 열 번밖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년 뒤에는 역사적인 자료가 될 기록이
오늘은 개인 블로그 한구석에 묻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역사를 남기고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겁니다.
그냥 오늘 있었던 일을 적었을 뿐일 테니까요.
해달바람비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색 결과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인터넷에서 정말 오래 남는 것은 원래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거대한 사이트도 아니고,
검색 상위에 올라온 페이지도 아니고,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도 아닙니다.
누군가 자기 삶을 살아가면서 조용히 남겨놓은 기록입니다.
그런 기록들이 하나둘 쌓여서 지금의 인터넷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검색 결과’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사람이 계속 기록할 이유가 있는 인터넷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검색엔진이 바뀌어도,
- AI가 바뀌어도,
- 플랫폼이 바뀌어도,
-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 사람들이 계속 글을 쓰고,
- 사진을 찍고,
- 영상을 만들고,
- 연구하고,
- 경험을 나누고,
- 자기가 살아온 일을 기록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런 환경이 계속 남아 있다면 인터넷에는 새로운 기억도 계속 쌓일 것입니다.
반대로
- 모든 것이 플랫폼 안으로 들어가고,
- AI가 원문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가고,
- 창작자가 자신이 만든 콘텐츠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 결국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한다면,
인터넷은 겉으로는 훨씬 똑똑해지면서도
속은 점점 텅 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제 검색 결과를 볼 때 한 번쯤 더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이게 정말 인터넷의 전부일까?”
그리고 오래된 사이트를 하나 발견하면
조금 천천히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그곳에는 어쩌면 검색 결과에는 나오지 않는
누군가의 10년, 20년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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